Q1 Ultra 타자왕

이 글은 제 페이스북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1장. 우연한 만남

2007년 여름.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을 기다리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어느날, 인터파크에서 이벤트에 당첨되어 영화 예매권을 받게 되었다. 영화는 메가박스에서만 볼 수 있었고, 근처에 가장 가까운 메가박스는 코엑스에 있기 때문에 코엑스로 가기로 했다.

영화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코엑스를 둘러보다 메가박스 근처에 삼성전자 홍보관 같은 곳에 들어갔다. 앞에 보니 Q1 Ultra 타자왕을 선발한다는 안내가 있었고, 창에 붙어있는 종이에는 현재 1등 이름(아이디)와 타수가 붙여져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속도는 자신있었기 때문에, 가볍게 1등을 찍고 영화를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Q1 Ultra앞에 앉았다.

이 기계는 그 떄 유행하던 PMP의 확대 버젼처럼 생겼고, 양 옆에 쿼티 키보드가 있었다. 또, 터치 스크린이었고, 왼쪽 아래에는 조이스틱같은 마우스도 달려 있었다.

메모장을 켜고 아무거나 생각나는 것을 입력해보니 그리 입력하기 어렵지 않았다. 백스페이스의 위치가 아래에 있어서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오타를 안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좀 입력해보고 있었다.

저기서 직원이 다가온다. 타자왕에 도전해보겠냐는 말을 나에게 건내었고, 나는 별 관심 없다는 말투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무슨 프로그램이었는지는 모르겟지만, 한컴 타자연습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짧은 문장을 치면 되는 방식이고, 10개 정도 쳤던 것 같다.

가볍게 짧은 문장 입력해보니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몇 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남)가 나왔고, 코엑스 창문에 이름과 아이디가 걸리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난 영화를 보러 갔고, Q1 Ultra를 또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몇 일이 지난 후에 다시 코엑스 메가박스에 갈 일이 있었고, 창 앞에 붙어있는 이름과 아이디를 보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

그 이후에는 내가 Q1 Ultra를 쳤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은채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전화가 왔다.

왕중왕전을 한다고 참여하시겠냐는 전화였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다시 코엑스로 발걸음을 향했고, 역시 왕중왕전도 1등을 했다. 상품으로 문화 상품권을 받게 되었고, 별 생각없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에 펜타포트와 동두천 페스티벌도 갔다 왔고, 홍대에 공연 보러도 다니고 있었다. 집에서는 미드보면서 기타를 치고 있었다.

즐거운 대학생활은 2학기가 되었다. 학원으로 알바하러 가는 길에 친구가 문자를 보냈다.

타자왕 대회를 또 하는데, 이번엔 전국 예선을 거쳐서 상위 50명을 뽑은 다음, 킨텍스에서 열리는 한국전자전에서 본선 대회를 한다는 것이었다.

1,2등 상품은 노트북, 3등 상품은 Q1 Ultra였다.

1등을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심지어 나는 Q1 Ultra도 없었기 때문에, 연습도 할 수 없었다.

다시 코엑스로 가서 예선에 참가했고, 당연히 본선에 진출할거라는 생각으로 집에 돌아왔다.

시간은 또 지나갔고, 전화가 한 통 도착했다. 본선에 진출했으니 10/13에 킨텍스로 와달라는 것이었다.

같이 했던 친구는 그 날 다른 일이 있었던 것 같아서 같이 가지 못했고, 시간이 흘러 10/13이 다가왔고, 나는 킨텍스로 향하는 지하철 3호선을 타러 교대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교대역에 도착했다…

2장. 조별 예선

10/13이다. 킨텍스는 집에서 너무 멀리있었다. 3호선을 타고 계속해서 올라가다보니 창밖에는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도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드라이브스루를 봤기 때문에, 다른 것은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얼마전 여름에 동두천 락페스티벌을 가기 위해서 1호선을 타고 엄청나게 올라갔던 적이 있었다. 너무 먼 지하철 여행에 지쳐서 다시는 동두천엔 가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지하철을 오래 탈 줄은 몰랐다. (동두천은 그 이후에도 한 번 더 갔던 것 같다)

지하철 역에 도착했고, 출구를 나와보니 킨텍스는 없었다. 아파트 단지를 통과해 앞으로 걸어가다보니 큰 길이 있었고, 건너편에 킨텍스가 있었다.

킨텍스에 들어가서 전자대전을 찾고, Q1 Ultra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직원은 나를 대기장소로 안내했고, 대기장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대기장소에는 접을 수 있는 검정색 의자가 많이 있었고, 놀랍게도 거의 90%의 사람들은 Q1 Ultra를 이미 가지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한컴 타자연습을 켜고 타자왕 선발대회를 준비하고 있었고, 나는 시간만 떼우고 있었다.

갑자기 시간을 떼우기보다 염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어나서 다른 사람들의 속도를 염탐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2~3명 친구끼리 왔고 속도도 그렇게 빠르지 않았지만, 저 쪽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한 그룹이 있었다.

그 그룹은 아마 동호회였던 것 같다.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 근처의 사람들도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

한 번도 한컴 타자연습을 Q1 Ultra로 이용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내 속도를 전혀 알지 못했다. 원래 모든 속도는 나보다 남이 더 빨라보인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 밖에 나가서 킨텍스 건물 구경을 하기로 했다.

건물 구경을 끝내고 다시 안으로 들어오니 곧 대회가 시작된다고 하였고, 대회 진행 방식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대회는 월드컵과 비슷하게 조별예선과 토너먼트로 이루어져 있었다. (너무 예전이라 정확하게 기억은 안남)

게임은 항상 10개 정도의 짧은 문장을 치는 방식이었다.

각 조는 총 4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 1명이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2등은 패자부활전에 진출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16강, 4강, 3-4위전, 결승전으로 이루어져 있던 것 같다.

조별 예선이 시작되었다!

내 차례는 점점 다가왔고, 자리에 앉았다. 큰 긴장은 되지 않았지만, 3~4달 만에 처음으로 Q1 Ultra를 잡은 것이라 다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다른 사람에 비해 연습할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나는 예선을 2등으로 탈락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예선은 2등으로 탈락했고, 패자부활전에 진출하게 되었다. 분명히 나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타자를 쳤던 것 같은데, 조금만 연습할 시간이 있었으면 본선에 쉽게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대기장소로 돌아왔다.

패자부활전이 다가오고 있다.

패자부활전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각자 자기 기계로 연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시간만 쳐다보면서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패자부활전은 조별 예선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시작과 동시에 노트북을 향한 엄청난 열정으로 1등을 달성했고, 나는 힘들게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조별 예선과 다르게 본선은 아래 사진과 같은 곳에서 진행되고, 뒤에 있는 모니터에는 앞에 앉은 참가자가 무엇을 하는지 나온다.

3-4위전, 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라운드는 4인1조로 진행되며, 역시 여기에서도 1등만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대기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의 연습 장면을 보고 조 탈락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본선에 진출하고 보니 점점 노트북을 상품으로 받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커가고 있었다.

이제 토너먼트는 시작되었다. 가볍게 1등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고, 4강이 다가오고 있었다…

3장. 4강

4강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라운드에 올라오는 사람은 16강에서 각각 1등을 한 사람들이다.

대기 장소에서 4강을 기다리며 나의 경쟁자들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모두 Q1 Ultra로 한컴 타자연습을 하고 있다.

심지어 대화도 한다!

대화가 범상치 않다. 이 대화는 오늘 처음 본 사람들이 하는 대화는 아니다. 그렇다고, 몇 번 만나본 사람들이 하는 대화도 아니다. 바로 이 대화는 온라인 카페에서 채팅이나 댓글로 몇 번 대화를 해 본 사람들이 하는 대화였다.

갑자기 4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위기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저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Q1 Ultra와 함께 생활할텐데.. 심지어 지금도 연습을 하고 있는데, 대회에 참가하는게 연습의 전부인 내가 저 사람들을 이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정신없이 하던 사이에 내 눈앞에는 직원이 서있었고, 직원은 곧 4강이 시작된다고 대회장으로 가자고 했다.

대회장에 도착해보니 아까와는 분위기가 달라져있었다. 간단한 이벤트를 열어 관중에게 상품을 나누어주며 분위기를 흥겹게 만들고 있었다. 애써 그들을 외면하며 조심스럽게 반대편을 쳐다보았다.

반대편에는 기자가 있었다. 아… 무슨 이런 타자왕같은 대회에 기자까지 온단 말인가?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 참석했고,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분위기에 당황하고 있었다.

당황할 시간도 없었다. 갑자기 앞에서 대회 진행방식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4강은 이전 라운드와 다르게 2명이 대결을 하고, 그 중 승자가 각각 결승전에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나는 두 번째 조로 4강에 참가하게 되었고, 이제 첫 번째 4강전이 시작되려고 한다.

아까전까지 느꼈던 당황함과 혼란스러움은 모두 잊은채 대회에 집중하기 시작했따.

두 사람이 엄청난 속도로 관중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엎치락 뒤치락 엄청난 속도로 결승전 진출을 다투고 있었다.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던 한 사람이 오타가 나기 시작했다. 그 때까지 앞서고 있던 이 사람은 오타를 고치던 사이 추월당했고, 결국 그는 계속해서 오타를 내고 있었다.

결승전은 끝났고, 차분하게 오타없이 타자를 치던 사람이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었다.

이제 내 차례가 다가오고 있다.

조심스럽게 나의 자리에 앉은 뒤,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연습을 틈날때 마다 많이 했겠지만, 나는 지금이 유일한 연습 시간이다.

연습을 마치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4강전이 시작되었다.

차분히 타자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아… 익숙치 않아서 그런가? 나는 분명 빠르게 치고 있는데, 옆 사람은 더 빠르게 치는 것 같다.

관중들은 우리 두 사람의 모니터를 모두 볼 수 있다. 즉, 누가 더 빠른지 알 수가 있다.

관중의 시선이 옆 자리 사람으로 모이는 것이 느껴진다.

문장을 점점 입력할 수록 평균 타수는 점점 빨라졌고, 절반이 넘었을 때는 시선이 나에게 모이는 것이 느껴졌다.

착각이었다.

아직 문장은 1~2개나 남아있었는데, 옆 사람은 이미 대회를 완료한 상태였다.

4강 탈락이다.

갑자기 마음이 엄청나게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불과 3분전만 해도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탈락하고 나니 마음이 매우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Q1 Ultra도 없고, 연습이 곧 대회 참가였던 내가 4강까지 간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잠시 시상식이 열리고 있었다. 결승전에 진출한 사람들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상품을 나누어주고 있었고, 나는 상만 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에게 상을 주지 않는다!

3-4위전이 있었다.

3-4위전이 있는 것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고, 아무런 마음의 준비없이 3-4위전에 나가게 되었다.

3등은 상품은 Q1 Ultra이고, 4등 상품은 삼성 키보드이다.

갑자기 3등을 해서 Q1 Ultra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내 머리속을 모두 장악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비교해도 두 상품의 가격차이는 100만원이 넘는다. 3분안에 상품이 결정된다니, 그리고 내가 저 사람을 이겨야 한다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으러 가는 길은 마라톤만큼 길게 느껴졌고, 자리에 앉은 후 앞을 쳐다보니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여기서 이기면 Q1 Ultra, 지면 키보드야. 키보드만 받고 집에 돌아갈 순 없어!”

그렇게 생각하던 사이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고, 내 왼쪽 엄지 손가락은 키보드의 자음을 입력하기 위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4장. 3-4위전

이런 긴장감은 수능을 볼 때도 느껴보지 못했다. 수능은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봤고, 시간도 남았었다.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 정보올림피아드에 참가할 때도 느껴보지 못했다. 이 대회도 즐기는 마음으로 참가했었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수시 면접, 논술도 몇 번 봤지만, 한 번도 긴장해 본 적은 없었다.

6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만큼 긴장했던 적이 없었다.

수능, ICPC, WF, 입사 면접등등 모두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게 봤었다. 심지어 온사이트에 진출했던 2008 Google codejam은 베이징 올림픽을 보면서 천천히 코딩했었다.

엄청나게 긴장이 된다.

시작소리와 함께 나의 몸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심장은 위치를 관자놀이로 옮겨서 내 머리를 흔들정도로 열심히 뛰기 시작했고,

손은 눈 속에 파묻혔다가 나온 것 마냥 뻣뻣하게 굳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기 시작했다.

작은 모니터 화면이 갑자기 커지기 시작했다. 모니터의 바깥쪽은 모두 보이지 않기 시작했고, 갑자기 단어가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긴장해서인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참가하던 전과는 다르게 경직된 모습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내가 들고있는 기계는 점점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내 고개는 아래를 향하기 시작한다.

함성 소리가 들린다.

4강전과 비슷하게 옆 사람이 나보다 빠른 속도로 치는 것이었다.

이전까지 느꼇던 긴장감이 갑자기 사라지기 시작했고, 심장은 제 위치로 돌아오기 시작했지만, 손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Q1 Ultra도 다시 앞을 향해서 들기 시작했고, 고개도 다시 앞을 향해 쳐다보기 시작했다.

상품에 대한 긴장감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손가락으로 타자를 입력할 수가 없었다. 엄지로 버튼을 누를 힘을 옆 사람이 빼앗아 간 것 같았다.

힘을 손가락이 아닌 어깨와 팔꿈치에 줘서 타자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두세문장 입력하다보니 다시 원래의 기분이 돌아왔고, 손가락은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함성 소리를 이용해 옆 사람이 문장 몇 개를 입력하고 있는지 세기 시작했다.

상대는 나보다 반 문장정도 앞서있다.

아까전에 4강전에 봤을 때, 잘 치다가 오타로 고전하던 사람이었다.

오타를 내지 않으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속도를 조금 천천히 낮추기 시작했다.

‘빠르면 오히려 오타가 나서 천천히 치는 것 보다 못하다’

점점 천천히 치기 시작했다. 천천히 치는 것이 더 어렵다. 천천히 오타없이 치려면 리듬을 타야한다.

이전에 펜타포트와 홍대에서 들었던 음악을 생각하며, 천천히 내 마음에 울려퍼지는 음악에 맞춰서 타자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음악에 집중을 하다보니 다른 사람의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그렇게 신경을 쓰고 귓가에 맴돌던 관객의 함성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내 눈은 그냥 모니터를 쳐다만 보고 있는데, 손이 알아서 입력해주는 기분이었다.

대회가 끝났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옆 사람이 대회를 끝냈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바로 옆 사람을 쳐다보았다.

옆 사람은 아직 입력을 하고 있었다!

3등을 했다!

키보드가 아닌 Q1 Ultra를 받게 된 것이다. 가격 차이도 큰 문제이지만, 내가 이미 Q1 Ultra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이겼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너무 기뻤다. 지금 내 앞에는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겼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뻤다.

다른 사람의 대회는 왜 이렇게 빨리 끝날까?

결승전은 순식간에 끝났고,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우승과 준우승은 노트북을 받는데, 나는 이미 삼성 노트북을 들고다니기 때문에, Q1 Ultra가 더 나에겐 필요한 상품이었다.

상품은 그 자리에서 바로 수여받았고, 기나긴 대회는 이제 끝났다.

1등부터 4등까지 수상자는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고, 김밥천국으로 향했다.

밥을 기다리며 상품으로 받은 Q1 Ultra를 꺼냈고, 나머지 사람들은 자기 가방속에서 꺼냈다.

간단하게 밥을먹으면서 Q1 Ultra 사용법을 배우고 집에 돌아왔다.

알고보니 조별 예선에서 날 떨어뜨린 사람이 바로 1등한 사람이라고 한다.

Q1 Ultra는 캠프 때 제출받는용으로 썻던거 이외엔 뭐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터치스크린이라서 스타크래프트를 편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드래그해서 SCV를 선택하고 미네를을 누르는 순간… 오른쪽 클릭을 하려면 1초동안 눌러야 된다는 깨달았다.

후에 이 기계는 민규형한테 팔렸다.

그리고 나서 난 다신 타자 대회에 출전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1년 여름. 블랙베리 타자대회가 열린단 소식을 듣고 난 블랙베리를 샀는데…